문화라는 말을 통해서 성 문화를 이야기할 때 문화의 의미는 예술 문화의 한 부분을 가리키기보다는 삶의 방식이라는 말로 표현됩니다. 삶의 방식(way of life)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생각할 때, 그 시대의 조각상이나 예술 작품, 신화를 떠올리게 되는 것, 또는 그 시대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살펴보는 것, 마치 커피에 관심이 생겨 커피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것도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습니다.
삶의 방식으로서의 성 문화
우리 삶의 어떠한 행동도 서로 체계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인간 사회는 수많은 개별적 사실이 유형으로 분류되어 자신을 위한 어떤 생활 유형을 만듭니다.
그리고 사회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하는 일정한 방식과 그런 상황을 평가하는 일정한 방식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성 문화라고 하면 성을 둘러싼 어떤 관점들, 문화적인 구조, 또는 요소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방식들이 성 문화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문화적 각본
이러한 문화의 특징은 반복되면서 하나의 틀을 형성하게 됩니다. 모두가 알고 있고 또 우리 사회와 상관있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지식의 체계로 존재하는 문화적 각본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연극의 대본처럼 말입니다.
그러면 성 문화와 관련된 각본은 어떤 틀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성 문화의 각본은 지배적으로 이성 중심으로 작동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문화의 핵심 등장인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이야기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사랑이 존재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사회에서 지배적인 성의 각본은 청춘 남녀가 사랑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재생산과 필연적인 연계가 있었기 때문에 행위 자체가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청춘 남녀가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남성이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여성은 이것을 수락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관점
시대의 변화
최근 변화를 위한 노력의 흔적이 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TV 드라마, 인터넷 광고, 웹 소설 등 미디어 재연 물에서는 남성의 적극성과 여성의 수동성을 이야기 주제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형적인 꽃과 나비와 같은 방식으로 여성을 쟁취하기 위해서 경쟁하는 남성이라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점의 변화
많은 여성을 거느리는 남성이 우월하다. 남성은 시각적인 자극에 취약하다. 이런 종류의 남성 성 문화의 통념이 여전히 문화적인 양상으로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지지해 주는 관점이 있습니다.
남성이라는 성의 특성은 타고난 것이라고 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다수의 파트너를 모두 정복하려고 하는 욕구가 있어 항상 경쟁하고 경쟁 중인 것입니다. 시각적 자극을 통해서 성적인 욕구를 느끼게 되는 특성이 생물학적으로 남성한테 있다는 식으로 설명합니다.
진화 심리학에서는 남성이 선택적으로 파트너를 구하는데 자신의 아이를 잘 보호할 수 있는 암컷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진화 심리학이라는 과학의 이름으로 증명돼서 사실인 것처럼 여겨지는 이런 종류의 장면들이 여전히 흥행하는 중입니다.
다음은 어느 한 대학생이 자신이 살아온 문화를 회고하며 적은 글입니다.
나는 한국 사회에서 남성으로 살아간다. 어릴 때는 ‘남자가 여자를 지키고 배려해야 한다’가 매너라는 말을 어른들에게 듣고, 남자가 여자를 괴롭히면 ‘너를 좋아해서 그래’라는 말을 듣고, 인터넷에서 떠다니는 수많은 리벤지 포르노를 접하게 되고, “남자는 짐승 그리고 성욕을 주체하지 못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고등학교 때도 남톡방에 야한 사진을 올리고, 여성에 대한 외모 품평을 하고, 주변 여자들을 시선 강간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하던 환경, 대학에 와서는 과 행사에서 선배들이 예쁜 후배를 옆에 앉혀 달라는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후배들은 그에 태클을 걸지 않거나 못하는 분위기. ‘그래도 되니까’. 어떤 사람, 어떤 분위기인 지에 따라 정도는 달랐으나 결국엔 ‘그래도 되니까’. 그 당연 시 되는 분위기는 이런 언어 성폭력이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고, 인식하더라도 말하지 못하게 만든다. 당연하게 여겨지니까, 신입생 초기까지 나는 일베와 소라넷에서 벌어지는 범죄나 행동들에 대해 ‘쓰레기’라 이름 붙였으며, 나는 그들과는 다르게 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가졌고, 사회 비판 좀 한다고 스스로를 진보적인 사람이라 믿었고 성평등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오히려 나와 주변에 대해 성찰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나의 삶과 내 주변에서 여성 혐오로 둘러싸인 언행 그리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돌아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하 생략) |
마무리
위의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유교적 관점을 받아들였습니다. 그게 남성성의 증명이라는 얘기를 들으며 보통의 생각이라고 믿는 문화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이 같은 사람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대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파악하지 못해서 생겼던 사건이지요.
성적 대상화는 목적을 위한 도구가 됩니다. 그 사람의 고유한 속성이 인정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의 도구라는 것입니다. 그 사람한테는 자율성이나 행동 능력이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차별적인 요소가 되고 문화적인 구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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